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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플라워 킬링 문(Killers of the Flower Moon)'과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

프로잡지식러 2023. 10. 19.

이 글은 오세이지 연쇄살인사건을 다룬 영화 '플라워 킬링 문(Killers of the Flower Moon)'과 감독인 마틴 스코세이지에 대해 다룹니다.

 

플라워 킬링 문 스틸컷: 릴리 글래드스톤과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플라워 킬링 문 스틸컷

 

'아이리시맨' 이후 4년 만의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 신작

2023년 10월 19일 오늘 개봉한 영화 '플라워 킬링 문(Killers of the Flower Moon)'은 할리우드의 거장 감독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의 신작이다.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은 70년대 네오 누아르 걸작 '택시 드라이버(Taxi Driver, 1976)'를 비롯하여, '분노의 주먹(Raging Bull, 1980)', '코미디의 왕(The King of Comedy, 1982)', '좋은 친구들(Goodfellas, 1990)' 등의 명작을 만든 누아르 장르의 거장이다. 마틴 스코세이지는 21세기에 들어서도 '갱스 오브 뉴욕(Gangs of New York, 2002)', '디파티드(The Departed, 2006)', '울프 오브 월스트리트(The Wolf of Wall Street, 2013)', '아이리시맨(The Irishman, 2019)' 등 굵직한 작품들을 내며 건재함을 과시했다. 

 

'플라워 킬링 문'은 '아이리시맨' 이후 스코세이지 감독의 4년 만의 신작이다. '플라워 킬링 문'은 러닝타임이 3시간 26분에 달하는 대작으로, 마틴 스코세이지 다운 명작이라는 호의적인 반응을 얻고 있다. '플라워 킬링 문'은 지난 5월 칸느 영화제에서 9분 동안의 기립박수를 받았다.

 

 

오세이지 연쇄살인사건 실화를 바탕으로 한 영화

'플라워 킬링 문'이 특히나 더 기대되는 이유는 이 영화의 바탕이 되는 실화 사건이 가진 함의 때문이다. 1910년대에서 1930년대 사이에 일어난 오세이지 연쇄 살인사건은 2017년 미국의 논픽션 작가이자 저널리스트인 데이비드 그랜(David Grann)의 책 '플라워 문(Killers of the Flower Moon: The Osage Murders and the Birth of the FBI)'이 출간되면서 세간의 주목을 받기 시작했다. 그랜의 책은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으며 뉴욕타임스 베스트셀러 1위에 오른 바 있다.

 

미국 중서부에 거주하던 원주민인 오세이지 부족은 19세기 후반에 당시 살고 있던 캔자스에서 쫓겨나 오클라호마 주에 정착했다. 백인들이 관심을 보이지 않을 척박한 땅으로 쫓겨난 것이지만, 그 땅에서 석유가 쏟아지는 바람에 오세이지 부족은 1920년대에는 인구 1인당 가장 부유한 사람들이 된다. 그러자 오세이지 부족으로부터 부를 빼앗으려는 음모가 시작되며, 오세이지 부족의 일원들은 한 명씩 의문의 죽음을 당하게 된다. 한편, 당시 20대의 나이로 현재 미연방수사국(Federal Bureau of Investigation, FBI)의 전신인 수사국(Bureau of Investigation, BOI)의 국장이 된 존 에드거 후버(John Edgar Hoover)는 이 사건을 자신의 리더십을 선전하는 계기로 삼았다. 그랜의 책은 존 에드거 후버와 FBI의 형성기에 대해 자세히 다루고 있다. 

 

이탈리아 이민자 가정에서 태어난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은 지금껏 자신의 영화 속에 미국 역사의 시공간을 담아 왔다. 예를 들어 '택시 드라이버'의 주인공 트래비스 비클은 베트남 참전 용사이다. 스코세이지는 '택시 드라이버'를 통해 베트남전 이후 1970년대 뉴욕의 어두운 현실을 담아냈다. '갱스 오브 뉴욕'에서는 남북전쟁이 한창이던 19세기 중엽 뉴욕의 '파이브 포인츠' 거리를 중심으로 이민자 갱들의 폭력의 역사를 보여주었다. '플라워 킬링 문'에서 또한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은 숨겨져 있던 미국의 어두운 역사를 담아내고 있다.

 

'플라워 킬링 문'의 주제는 이처럼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지금껏 만들었던 영화들에 비추어 일관성이 있으면서도 독특한 점을 가지고 있다.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이 지금까지 자신의 영화에서 이민자 사회를 자주 다루었던 반면에 '플라워 킬링 문'에서는 미국 원주민의 이야기를 다루고 있다. 또한 스코세이지 감독은 누아르의 거장답게 뉴욕이라는 대도시를 배경으로 하여 어둡고 비정한 풍경을 담아내어 왔지만, 이번에는 그 배경이 척박한 오클라호마의 황야로 바뀌었다. 기존의 스코세이지 영화와 비교하여 이러한 변주가 어떠한 변수로 작용할지에 주목해 보는 것은 매우 흥미로울 것이다. 무엇보다도, 미국 원주민의 경제적인 성공을 탄압하려는 백인 사회의 어두운 면을 담은 서사는 지금까지 할리우드 영화에서 흔히 보기 힘들었던 것으로 이러한 서사를 스코세이지 감독이 어떻게 풀어냈을지가 궁금증을 유발하였다.

 

 

그 외의 주목할 점

'플라워 킬링 문'에는 마틴 스코세이지 감독과 1970년대부터 호흡을 맞춰 온 배우 로버트 드 니로와 2000년대부터 호흡을 맞춰 온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모두 출연한다. 또한 켈리 라이카트 감독의 '어떤 여자들(Certain Women, 2016)' 등에서 좋은 연기를 보여준 미국 원주민 출신의 배우 릴리 글래드스톤이 히로인으로 등장하여 캐스팅에 다양성을 더한다.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의 경우 애초의 계획과는 다른 역할을 맡게 되어 화제가 되기도 했었는데, 아카데미 남우주연상 후보에 몇 번이나 후보로 오르고도 수상에는 실패했던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가 과연 이 작품으로 아카데미 남우주연상을 탈 수 있을지를 지켜보는 것도 흥미로울 것이다. 한편, 마틴 스코세이지 영화의 음악을 오랫동안 담당해 왔던 음악감독 겸 뮤직 수퍼바이저인 로비 로버트슨이 이 영화를 유작으로 남기고 별세하였다. 이에 대해서는 별도의 포스팅으로 다시 다루어 볼 생각이다.

 

참고문헌

https://www.indiepost.co.kr/post/16940

https://www.joongang.co.kr/article/23043805#home

https://www.history.com/news/the-fbis-first-big-case-the-osage-murders

https://lwlies.com/articles/a-brief-history-of-america-according-to-martin-scorsese/

https://www.npr.org/2023/05/23/1177713781/killers-of-the-flower-moon-osage-scorsese

https://www.nationalgeographic.com/history/article/osage-murders-killers-of-the-flower-mo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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