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동기부여 과정이론
이 글에서 다루고자 하는 것은 대표적인 동기부여 과정이론 중의 하나인 '브룸의 기대이론(Vroom's Expectancy Theory)'에 관한 것이다. '동기부여 과정이론'이라는 단어가 낯설다면 아래 글을 먼저 읽길 추천한다.
2. 빅터 H. 브룸은 누구인가?
빅터 H. 브룸은 '기대이론'으로 유명한 학자이다. 1932년 캐나다 출생으로, 1972년 이래 현재까지 예일대에 교수로 재직 중이시다. 현재 아흔이 넘은 연세에 실제로 수업에 참여하고 계신지는 알 수 없다. 저서로는 <일과 동기부여(Work and Motivation, 1964)> 등이 있다.
3. '브룸의 기대이론'
'브룸의 기대이론'을 자세히 알아보기 전에 아래와 같은 예를 들어보자.
엄마가 이번 다가오는 중간고사에 수학 시험을 백점 맞으면 선물을 주기로 했다. 그런데, 나는 아이패드를 사줬으면 했는데 엄마는 도서상품권을 사준다고 한다. 그런데 저번에도 엄마가 수학 시험을 90점 맞으면 선물을 주기로 해놓고 안 준 적이 있어서 별로 믿음은 가지 않는다.
위의 예 속에서 '나'에게 수학 공부를 할 동기가 얼마나 부여되었을까? 브룸에 따르면 이에 대한 대답은 다음과 같은 요소들에 의해 결정된다. 첫째, 가장 중요한 것이 내가 열심히 공부하면 과연 수학 시험을 백점 맞을 수 있겠는가 하는 것이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수학 시험을 백점 맞는 것이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면, 선물이고 뭐고 무의미한 얘기로 들릴 것이다. 둘째, 나는 아이패드를 원하기 때문에 아이패드를 사준다고 하면 도서상품권을 사준다고 하는 것보다 훨씬 큰 동기부여가 될 것이다. 셋째, 엄마가 수학 시험을 백점 맞아도 엄마가 사실 아무것도 주지 않을 가능성이 있기 때문에, 엄마가 확실하게 준다는 것을 알 때 보다는 동기부여가 덜 될 것이다.
이 세 가지가 바로 브룸이 말하는 '기대(expectancy)', '수단성(instrumentality)', '유의성(valence)'의 개념이다.
- 기대(expectancy): 기대는 노력(effort)이 얼마나 성과(performance)로 이어질지에 대한 확신의 정도이다. 위의 예에서, 수학 공부를 열심히 하면 수학 시험을 백점 맞을 수 있겠다는 그 '기대'가 동기부여의 정도를 좌우한다.
- 수단성(instrumentality): 수단성은 성과(performance)가 얼마나 보상(reward)로 이어질지에 대한 확신의 정도이다. 위의 예에서, 내가 수학 시험을 정말 백점 맞으면 엄마가 선물을 줄 것이라는 확신이 있으면 수단성이 높은 것이지만, 그 확신이 약하다면 수단성이 낮은 것이다. 당연히 수단성이 높을 때 동기부여가 잘 된다.
- 유의성(valence): 유의성은 보상(reward)이 얼마나 나에게 의미있는지에 대한 개념이다. 아이패드를 갖고 싶은 나에게 아이패드는 유의성이 높은 보상일 것이고, 도서상품권의 유의성은 좀 떨어질 것이다. 당연히 유의성이 높으면 동기부여가 잘 된다.
그래서 '브룸의 기대이론'은 다음과 같은 간단한 방정식으로 정리되며, 여기까지가 주로 학교에서 배우는 내용이다.
(동기부여) = (기대) x (수단성) x (유의성)
4. '브룸의 기대이론'의 적용
하지만 정말 재미있는 내용은 이를 실제로 어떻게 적용할 수 있을지에서 시작된다. 내가 만약 고용주나 상사의 입장이라면, 고용인들의 동기부여를 높이기 위해 기대, 수단성, 유의성을 각각 어떻게 높여야 할 것인가?
앞서 언급하였듯이, 기대(expectancy)는 내가 노력하면 성과를 거둘 수 있다는 생각 또는 확신이다. 이를 높여주기 위해서는 노력이 성과로 이어지도록 도와주어야 한다. 예를 들어, 고용인의 능력을 고려해서 현실적인 목표를 세워주어야 하며, 필요한 자원과 시간을 제공해야 한다. 무턱대로 내일까지 100페이지 보고서를 써오라고 하면 안된다는 얘기다. 또한, 도움이 필요하다면 도움을 제공해야 한다.
또한, 수단성(instrumentality)은 성과가 보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는 생각 또는 확신이다. 이를 높여주기 위해서는 한마디로 명확한 원칙과 신뢰가 있어야 한다. 위의 예에서, 엄마는 '나'에게 신뢰를 주지 못했다. 직장에서의 상사나 고용주도 고용인과 신뢰를 형성할 때, 수단성은 높아지게 된다. 그리고 과정이 투명할 때 수단성이 증대된다.
마지막으로, 유의성(valence)은 보상이 얼마나 개인에게 가치있고 의미있는지에 대한 정도이다. 위의 예에서는 '내가 갖고 싶은 아이패드'와 '문화상품권'을 비교하였다. 그런데 상사나 고용주로서 고려해야 할 것은, 고용인 개인의 가치체계이다. 이 사람은 돈을 중시하는 사람인가? 아니면 휴가와 같은 다른 종류의 보상을 선호할 것인가? 이러한 고민이 유의성이 높은 보상을 제공하여 동기부여를 높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5. 결론
브룸의 기대이론은 동기부여의 매커니즘을 너무 단순화해서 보고 있다는 비판도 받지만, 단순하기 때문에 더욱 유용하게 쓰일 수 있다고 보인다. 노력에 대한 보상을 제시할 때, 그 노력이 보상에 이르는 과정이 기대, 수단, 유의성의 측면에서 이상이 없는지를 먼저 살펴보자. 동기부여에 대해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아도, 벌써 개선할 점이 많다는 것을 알게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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