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주말 이하늬 이선균 주연의 <킬링 로맨스>를 보고 왔다. 서울 시내의 CGV에서 일요일 오후에 보았음에도 불구하고 좌석이 많이 비어있어 아쉬웠다. 영화에 대한 사전 정보가 거의 없이 보러 갔지만, 재능 있는 주연 배우들에 대한 호감도가 매우 높았기 때문에 기대가 좀 있었다. 결론적으로는 기대에 부응하는 만큼의 재미를 주진 못했던, 아쉬움이 남는 영화였다. 그러나 좋아하는 두 주연배우들의 망가지는 모습을 보는 것이 즐겁긴 했다.
1. 여래이즘
영화를 보신 분들은 알겠지만 가수 비의 목소리가 영화 전반에 흐른다. 어? 레이니즘이네 하고 들었지만 가사 조금 다르다.비는 이 영화를 위해 주인공 황여래를 위한 노래 '여래이즘'으로 개사된 레이니즘을 무보수로 재녹음 해주었다고 한다. 바뀐 가사 "I'm gonna be a bad girl~"을 원곡 가수 목소리로 듣는 새로움이 이 영화를 보는 재미의 한 반 정도 차지했던 것 같다. 이 영화의 감독 이원석은 1일 1깡을 하는 비의 팬이라고 한다.
아래 비디오는 이하늬의 유튜브에 올라온 여래이즘 비디오로, 여기서는 비의 목소리를 크게 들을 수 없다. 비의 목소리로 부르는 여래이즘을 너무 듣고 싶은 사람은 극장으로 가시기 바란다.
2. <킬링 로맨스> OST
<킬링 로맨스>의 음악은 '삐삐밴드(삐삐롱스타킹)' 출신 영화음악 감독 달파란이 맡았다. 달파란은 <킬링 로맨스>의 음악을 '비빔밥 콘셉트'라고 표현했다. 비의 '레이니즘', H.O.T.의 '행복', 들국화의 '제발' 등은 이원석 감독이 각본 단계에서부터 직접 선정한 곡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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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이원석 감독 소개
1974년생인 <킬링 로맨스> 감독 이원석은 보스턴 대학교에서 광고학 학사를 취득하고 미국 아트 센터 디자인 대학에서 영화 연출을 전공하였다. 2013년 장편 데뷔작인 <남자사용설명서>는 흥행에는 실패하였지만 B급 유머와 컬트 팬 덕분에 오래 회자되고 있는 영화라고 한다. 2014년에는 순제작비 72억의 대작 사극 <상의원>도 감독했다.
4. 캐스팅 비화
<킬링 로맨스> 제작 발표회에서는 배우 이하늬, 이선균, 배유람과 이원석 감독이 참석해 캐스팅 비화를 밝혔다. 이원석 감독은 이하늬는 연기의 스펙트럼이 넓어서, 이선균은 <나의 아저씨>와 이가탄 광고를 보고, 배유람은 원래 좋아하던 배우이기 때문에, 공명은 실제로도 너무 착하고 순수해서 캐스팅했다고 한다. <킬링 로맨스> 출연 제안을 받은 상태에서 미국에서 우연히 만난 이하늬와 이선균은 연대보증 서듯이 서로의 출연 여부를 확인했다고 한다.
5. <킬링 로맨스> 감상
<킬링 로맨스>를 보고 난 후 가장 크게 드는 감정은 아쉬움이었다. 이하늬와 이선균 모두 재능과 실력이 넘치는 배우들이고, <남자사용설명서>를 보지는 못했지만 <킬링 로맨스>에도 분명히 황당무계한 아이디어로 빵 터질 수 있는 지점이 있다. 그런데 정작 장면 장면에서 농담을 제대로 성공시키지 못하고 있는 느낌이 들었다. 굳이 일부러 보러 가야 할 정도의 재미를 주는 영화라고 자신 있게 추천하지는 못할 것 같다. 그래도 이하늬와 이선균을 B급 영화에서 보는 경험을 위해서는 한 번 영화관에 들러볼 만하다.